아!기다리 고기다리던 TV 애니메이션 [토라도라!]의 블루레이 박스가 드디어! 지난 12월 21일 출시됐습니다. TV 애니메이션과 원작 소설이 모두 2009년 초에 끝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늦은 셈이죠. 그러면서도 크리스마스 직전에 출시됐으니 상당히 의미심장하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본편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기도 하고(베스트 에피소드로 꼽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크리스마스 주말에 집에 틀어박혀선 비통함과 원통함에 눈물이나 흘리고 있을 수많은 오덕들에게 즐길 거리를 마련해준 셈이니까.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홀로 [토라도라!]를 보면 좀 슬플텐데 말이에요. 보면서 무진장 배꼴만 시릴듯?

어쨌든, 이 BD-BOX엔 새 OVA도 한 편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팬들이 지난 3년동안 그토록 염원하던 BD가 뒤늦게 발매된 것에 대한 일종의 서비스가 아닐까 싶습니다(물론 OVA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도 옛날부터 쭈욱 있었지만요).

©竹宮ゆゆこ/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とらドラ!」製作委員会

뭐 20분 분량의 짧은 서비스 OVA이니만큼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어요. 원작 소설의 마지막 출간작인「토라도라! 스핀오프3」에 수록된 단편 '도시락의 극의(弁当の極意)' 에피소드를 그대로 애니화 시켰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완전히 '그대로'는 아니고, 살짝 바뀐 부분도 있다곤 하는데 (학산문화사 개놈의 쉑기들이)1년 넘게 정발을 아니해준 덕분에 「스핀오프3」을 못 읽어본 저로서는 잘 모르겠사오니… 그저 송구하고 더불어 학산이 증오스러울 따름입니다.

시간적으로는 토라도라 본편의 후일담은 아닙니다. 그냥 류지와 타이가가 서로를 의식하게 된 뒤의 어느 시점의 평온한 일상이지요. "3년의 기다림 끝에 나온게 고작 일상이라고!" 라고 격분하신들, 어짜피 이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스핀오프3」 자체가 토라도라 완결 이전에 연재됐던 단편들을 모아 놓은 단편집에 가깝거든요. 별 수 없습니다. 저도 내심 후일담을 바랐지만 원작에서도 안 나온 후일담이 애니로 나올 턱이 있겠어요? 후우… 센스없는 제작진 같으니라고. 난 더 성숙해진 등장인물들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단 말야! 내 마음도 몰라주고. 

©竹宮ゆゆこ/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とらドラ!」製作委員会

종영 이래로 3년이나 지난만큼 그동안 원화가가 캐릭터 그리는법 까먹은건 아닐까, 성우들이 자기 캐릭터 목소리 까먹은건 아닐까 등등 스탭들의 프로페셔널을 본격적으로 의심하는 이런저런 무례한 걱정들을 콩알만큼 했던 것도 사실이나, 다행히도 그런 염려는 감상하자마자 단박에 사라졌습니다. 예. 2008년 10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방영된 그 [토라도라!] 그대로예요. 특유의 작렬하는 소소한 일상 코미디와 여전히 개성있는 히로인 3인방을 보면서 저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게 되더랩니다. 아… 얘들이 원래 이렇게 귀여웠던가! 즈엔장!! 너무 예쁘잖어!!

자. 할 말 다했으니 결론을 내겠습니다. [토라도라!]를 재미있게 시청했던 팬이라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세번, 네번, 다섯번…백만스물두번, 백만스물세번쯤은 보세요. 3년만에 오프닝 <프레파라트>와 엔딩 <바닐라 솔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백만스물네번, 백만스물다섯번…도합 100만프랙탈[각주:1]번쯤은 보시지요. 

제 짧고 얇은 덕질 인생에서 최고로 꼽는 러브코미디 작품답게, 마지막도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요게 '토라도라'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작품으로선 마지막일테니 좀 아쉽기도 하구요ㅠㅠ  여지껏 봤던 모든 러브코미디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러브'였고, 가장 재미있는 '코미디'였고,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는데. 앞으론 더이상 얘들을 볼 일이 없다니… 그동안 수고 많았어, 류지, 타이가, 아미, 미노리, 유사쿠, 스미레, 잉꼬, 그리고 기타 여러 등장인물들! 굿빠이~ 오래전에 다 끝난 작품 다시 OVA로 만들어주신 스탭 여러분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슬슬 「골든타임」[각주:2] 애니화 해주셔야죠잉? 

©竹宮ゆゆこ/ アスキー・メディアワークス/ 「とらドラ!」製作委員会


  1. 1프랙탈은 883입니다. 일본에서 2011년 초에 새롭게 정의된 수의 단위로, 야마모토 유타카 감독의 자신만만한 대작 애니 [프랙탈]의 BD 초동 판매량이 꼴랑 883장에 그쳤다는 데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문으로]
  2. 「토라도라!」 원작자 타케미야 유유코의 신작 라이트노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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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곽밥 2012/01/02 13: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후일담이었으면 더 좋았을뻔했는데 스핀오프군요. ova가 나왔다는것도 이제 알았네요